안희연 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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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와 우리의 가족―되기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교과 2026. 4. 10. 21:53
―《마루는 강쥐》 가족 해체로 읽기 들어가며 어느 날 혼자 사는 옆집 여자의 집에서 낯선 다섯 살짜리 어린이가 튀어나왔다. 동생이라기에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나 보이고, 조카라기에는 부모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저들은 과연 무슨 사이일까? 네이버 웹툰 《마루는 강쥐》 속 마루와 우리를 현실에서 마주한다면, 이웃들은 이렇게 생각하며 의심스러워 할 것이다. 원가족과 떨어져 자취하는 청년 1인 가구 우리, 그리고 그런 우리의 집에 등장한 마루. 이들의 관계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가족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족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여전히 가족 형태에 대한 고정관념이 한국 사회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존재다. 그러나 혈연도, 법적 관계도 아닌 다섯 살짜리 인간은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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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0)화의 가치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비평분과 2026. 4. 10. 21:31
―서이제, 「0%를 향하여」를 읽고 무가치로서의 0 인터뷰 중에 기자가 “돈이 안 되는데 왜 영화를 만드세요?”라는 질문을 하는 거예요. 그때는 “돈이 안 될 걸 알면서도 예술을 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님은 자본이라는 가치를 위해서 기자 일을 하시나요?” 하고 반문했는데요. (중략) 특히 제가 돈 안 되는 일을 하니까, 혹은 그렇게 보이니까 “괜찮아?”라는 말도 많이 듣게 되고. “돈 되는 일을 좀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말도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중략) 돈이 안 돼도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 수 있고, 팔리지 않는 책을 출간할 수도 있어야지요. 그러한 가치들이 쉽게 무시당하는 건 위험해요. 영화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문화다. 친구들이나 연인이 만날 때 가장 보편적으로 하는 일은 영화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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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얼룩을 어루만지며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비평분과 2026. 4. 10. 21:22
―구병모, 『한 스푼의 시간』(2016)을 읽고 들어가며 어느 날 홀로 사는 노인 명정이 운영하는 세탁소 앞에 커다란 소포가 하나 등장한다. 그 소포 안에 든 것은 17세 소년을 모델로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이다. 5개 국어가 가능하고 힘들거나 위험한 일을 대신할 수 있으며, 각종 전문 지식이 내재되어 있는 이 로봇을 가지고 노인은 무엇을 할까. 평소 꿈도 꾸지 못했던 모험을 떠날까? 혹은 우주적인 위험에 휘말릴까? 아니다. 명정은 로봇에게 ‘은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세탁소를 운영하는 일상을 이어나간다. 이것은 로봇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인간에 관한 소설이다.안드로이드는 인간을 닮았으나 결코 인간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을 가능한 한 인간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개발에 몰두하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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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 바깥의 가족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그 외 2026. 4. 10. 21:19
―송지현, 「사진의 미래」를 읽고 가족을 통해 개인은 가장 처음 사회와 연결된다. 가족이 개인의 내면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가족 이야기는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가족 내부의 모순이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소설 속에도 다양한 양상의 가족이 속속 등장하였다. 한편 「사진의 미래」는 가족의 모습에 집중하는 대신, 가족을 가족으로 만드는 틀에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 네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중년의 남녀 한 쌍과 그들의 딸뻘 되는 두 여성이 바이킹이 있는 유원지를 배경으로 웃고 있다. 언뜻 보아 이들은 중년 부부와 두 딸로 이루어진 ‘정형적인’ 가족의 가족사진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장면 그대로 멈추어 있는 사진의 내막을 살피면 이들이 수십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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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Makes a Her-o?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동국교지 2026. 4. 10. 20:24
―《뮬란》, 2020을 보고 디즈니는 요즘 피씨⑴해지려고 한다. 최근의 디즈니의 작품들 속 여러 여성 캐릭터들은 디즈니가 고수하던 공주 이야기에서 확실히 벗어나있다. 자스민 공주는 술탄이 되고, 모아나는 사랑이 아닌 꿈을 쫓는다. 디즈니가 그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뮬란’이다. 지난 9월 개봉한 뮬란은 평범한 여성 뮬란이 연로하고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쟁에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1998년 디즈니에서 나온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실사판 영화다. 영화 전반적으로 전통적 여성상과 성 역할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 드러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주연 배우인 유역비는 개인 SNS에 홍콩 경찰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고, 영화는 중국 시장을 지나치게 의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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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 거리 두기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동국교지 2026. 4. 10. 20:10
집에서 나가 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코로나 이후 원래도 집순이인 나는 더욱 집안에 박혀 살게 되었다. 내 행동반경은 대체로 내 방 안이다. 학교를 가지 않으니 내 방 책상 앞에 앉아서 웹엑스로 강의를 듣고 거실의 식탁이 아니라 내 방 책상에서 식사한다. 그런데, 이런 내 공간들에 침입하는 것들이 있다. 책상 앞에서 강의를 듣거나 공부를 하다 보면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는 사춘기 동생과 엄마가 다투는 소리다. 강의를 듣는 중이니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아무리 문을 꼭 닫아도 소리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카페로 자리를 피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일같이 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이뿐이 아니다. 나갈 일이 없어 생활 패턴이 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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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것으로부터의 미래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동국교지 2026. 4. 10. 19:29
―정세랑 SF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읽고 지금 여기의 SF ‘SF’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 우주와 외계인 같은 것들. SF를 창작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이미지들로부터 미래와 현실 너머를 상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과거의 이런 상상력들은 우리에게 대안이 되어주지 못한다. 자급 이론은 현재 신자유주의 시스템은 임금 노동 이외의 노동 및 자연 자원 등을 착취하며 지속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착취와 그 대상은 주변화되고 비가시화되며, 흔히 추구하는 가치와 멀어져 혐오의 대상이 된다. 이런 시스템에서 착취되는 것들은 한정적이므로, 이 구조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무분별한 자원 착취의 결과로 기후 위기는 이미 심각한 문제이다. 과도하게 경쟁을 추구한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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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 타이틀곡 페미니즘으로 읽기너를 나이 들게 할 거거든/동국교지 2026. 4. 10. 18:26
―「Nxde」, 「Tomboy」를 중심으로 들어가며 어딜 가나 아이돌 이야기뿐이다. 앨범 판매량의 순위권은 전부 아이돌이 차지하고, 브랜드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아이돌 그룹과 협업을 진행하며, 각종 미디어에서 아이돌 콘텐츠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4세대 걸그룹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4세대 걸그룹이 내세우는 콘셉트가 당당함, 자기애, 도전정신 등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여성 소비자를 겨누어 성상품화된 보이그룹과 달리 걸그룹은 여성과 남성 소비자 모두에 의해 소비되는데, 이때 남성에 의해서는 성적 대상이, 여성에 의해서는 모방 대상이 된다. 여성들이 추구하는 여성상이 걸그룹의 이미지 구축에 반영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4세대 걸그룹이 주체적인 이미지를 내세운다는 점은 그런 부분에서..